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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스승은 있다

요 며칠 전으로 돌아가봅니다. 좀처럼 티비를 잘 보지 않았던 나는 우연히 밤에 티비를 켜게 됩니다. 컴퓨터하는 곳과 티비를 보는 곳이 전혀 다른 방이라서 아예 동시에 할수가 없거든요. 그 날은 열대야가 너무 심해서 도저히 컴퓨터 하는 2층에 있을수가 없어서 좀 커피도 마실겸 2층으로 어슬렁어슬렁 내려가는 시간이었습니다.

 

티비를 켜서 이리저리 돌리다가 어느 예쁘장한 여학생이 나오는 화면에서 잠시 멈췄습니다. 예쁘지만 당당해보였고, 다부져 보였던 그 여학생은 예전 유명한 야구선수 "홍성흔"의 큰 딸인 홍화리양이었습니다. 안면이 있는데 있는데 싶었지만 그냥 유명해서 그런가보다 싶었는데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아주 어릴때 아역배우를 했었더군요. 하기야 저렇게 끼많고 예쁜 아이를 방송계에서 가만히 놔뒀을리가 없었겠지요.

 

하지만, 어느 순간 활동을 접고, 일반적인 학생으로 돌아간것 같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공부를 그렇게나 잘한다는 겁니다. 잘하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수재수준이고, 특히나 언어영역은 탁월하더군요. 영어는 기본에 스페인어와 중국어까지 잘하더군요. 

 

현재 홍성흔 선수는 미국 마이너 리그의 코치로 있구요. 아시다시 홍성흔 선수는 참 잘생긴 야구선수였고, 엄마도 모델출신, 일단 피지컬은 타고 났더군요. 거기다가 공부까지 잘하는 홍화리양. 부러울 것이 없어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늘 본인의 실력이 부족하고 제대로 안되는 것 같아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중3이라면 한참 하고 싶고 보고 싶은게 얼마나 많겠습니까? 인터넷이나 티비속에 나오는 그 많은 화려함을 하고자 마음 먹으면 못할리가 없을 텐데, 최대한 보지 않으려고 참는 모습에 저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나는 언제 한번이라도 저렇게 절실하게 무언가에 매진해본 적이 있었던가?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것에 저렇게 무작정으로 뛰어 들어서 본인의 모든 욕구를 덮어버리고 최선을 다해본적이 있었던가? 거기에서 약간의 스트레스는 받겠지만, 반대로 하지 않아서 받는 스트레스도 만만치가 않으니 그 두가지는 어차피 동률입니다.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홍성흔 코치의 집도 눈여겨 보았습니다. 일반적인 생활감이 묻어나는 집분위기가 인위적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연예인들은 자기 집에 한번씩 소개될때마다 많은 PPL을 넣는다고 들었거든요. 물론 연예인은 아니지만, 이것도 분명히 의뢰가 들어왔을터인데, 그런것 없이 깔끔하게 자기집 그대로를 보여주었다는 것이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잠시 딴길로 샜군요. 저는 그랬습니다. 저 어린 소녀가 최선을 다해서 영어 문장을 외우는 그 부분에서 저는 소름이 돋고 울컥 눈물이 났습니다. 저 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저렇게 열심히 최선을 다할까? 사람마다 감동을 먹는 부분이 다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욕구를 누르면서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해나가는 것을 보고 또 감동을 먹었습니다.

 

운동 선수들의 자녀들 중에 저렇게 공부 열심히 하는 케이스가 있더군요. 운동선수하는 딸,아들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 모양입니다. 저 예쁘고 사랑스러운 어린 소녀가 언젠가 대단한 빛을 발휘할 그 날을 기다립니다.